가공배전 관련 자격증은 어떤 일을 할까
전기공사업체에 들어오기 전까지만 해도 가공배전이라는 말을 자세히 알지 못했다. 전기과를 졸업했고 전기기능사 자격증도 있었지만, 학교를 졸업한 뒤 전기 일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배전공사가 실제로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는 잘 몰랐다.
2020년 전기공사업체에 입사한 뒤 회사 업무와 관련해 가공배전 분야를 접하게 됐다. 특히 한국전력공사와 관련된 배전공사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해당 업무에 필요한 기술인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했고, 나 역시 회사 업무 때문에 가공배전 관련 교육과 자격을 준비하게 됐다.
처음에는 그냥 하나의 자격증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교육을 받아보니 생각보다 훨씬 현장 중심의 분야였다.
무엇보다 내가 직접 높은 전주에 올라가 작업해야 한다는 것이 가장 큰 부담이었다.
가공배전은 어떤 일을 하는 분야일까
쉽게 말하면 가공배전은 전봇대와 전선 등을 이용해 전기를 공급하는 배전설비와 관련된 업무라고 볼 수 있다.
우리가 길을 지나가다 보면 전봇대에 여러 개의 전선이 걸려 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전기를 발전소에서 만들어 각 가정이나 건물까지 보내려면 여러 단계의 설비를 거쳐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배전설비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가공배전 작업에는 전주에 전선을 설치하거나 교체하는 일, 배전용 장비를 설치하고 정비하는 일 등 다양한 작업이 포함된다.
겉으로 보기에는 전봇대에 올라가 전선만 다루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작업 순서와 안전수칙을 정확하게 지켜야 한다.
특히 높은 곳에서 작업하기 때문에 안전에 대한 긴장감이 상당하다.
나도 가공배전 교육을 받으면서 이 부분을 직접 느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12m 높이의 전봇대였다.
40대 후반의 나이에 12m 높이까지 올라가야 한다고 생각하니 교육을 시작하기 전부터 부담이 됐다. 물론 안전장비와 안전고리를 착용했지만 막상 올라가 보니 생각보다 훨씬 높았다.
아래를 내려다보면 다리가 후들거릴 정도였다.
그런 상태에서 작업에 필요한 완금과 애자 등을 다뤄야 했다. 단순히 높이 올라가는 것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정해진 위치에서 작업을 수행해야 했기 때문에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
그때 처음으로 '가공배전은 단순히 전기 지식만 가지고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공배전을 준비하면서 느낀 현실적인 어려움
가공배전 분야를 준비하려면 전기적인 지식도 중요하지만 실제 작업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체력과 집중력도 필요하다.
특히 중년 이후에 준비하는 사람이라면 자신의 체력 상태를 먼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나는 원래 높은 곳을 좋아하는 사람도 아니었고 육체적으로 힘든 일을 선호하는 편도 아니었다. 그런데 회사 업무 때문에 자격을 준비해야 했기 때문에 결국 직접 도전하게 됐다.
처음에는 '한 번 해보고 안 되면 어쩔 수 없지'라는 생각도 있었지만 막상 시작하고 나니 오기가 생겼다.
'이왕 하는 것 한 번에 합격하자.'
이 생각으로 교육과 시험을 준비했다.
가장 힘들었던 것은 역시 높은 전주 위에서 작업하는 것이었다. 안전장비를 착용하고 있어도 심리적인 부담은 쉽게 없어지지 않았다. 게다가 무거운 장비를 다루면서 정해진 작업을 해야 했기 때문에 체력도 필요했다.
그래도 반복해서 연습하다 보니 조금씩 익숙해졌고 결국 첫 번째 도전에 합격할 수 있었다.
가공배전 자격을 준비하면서 느낀 것은 자격증의 이름만 보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인터넷에서 자격증 정보를 찾아보면 시험과 취업에 대한 이야기만 많이 나오지만, 실제로 그 자격을 활용하는 현장에서는 어떤 일을 하는지까지 알아봐야 한다.
특히 40대나 50대에 새로운 분야를 준비하는 사람이라면 더 그렇다.
가공배전처럼 현장에서 직접 작업하는 분야는 체력과 안전에 대한 부담이 있기 때문에 단순히 취업이 잘된다는 이유만으로 선택하기보다는 실제 업무환경을 충분히 알아보는 것이 좋다.
나에게 가공배전은 단순히 하나의 자격을 취득했다는 의미만 있는 것은 아니다.
수십 년 동안 영업직으로 일했던 사람이 다시 전기 분야의 현장을 경험하고, 높은 전주에 직접 올라가면서 '나도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구나'라는 자신감을 얻었던 경험이기도 하다.
지금은 직접 현장에서 작업하지 않고 사무실에서 업무를 관리하고 있지만, 가공배전 교육을 받았던 경험 덕분에 현장 직원들이 어떤 환경에서 일을 하는지 조금은 이해할 수 있게 됐다.
결국 자격증은 종이에 적힌 하나의 이름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어떤 일을 하게 되는지까지 알아야 제대로 선택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현재 한전에선 인력으로 전주에 오르는 걸 못하게 하는 아이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