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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넘게 영업직으로 일하다 전기공사업체에 입사한 이야기

by 타이거베컴 2026. 9. 23.

20년 넘게 영업직으로 일하다 전기공사업체에 입사한 이야기

나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부터 지금까지 정말 여러 가지 일을 해봤다. 수도전기고등학교 전기과를 졸업했고 전기기능사도 가지고 있었지만, 졸업하자마자 전기 일을 시작하지는 않았다.

군 복무를 마친 뒤 본격적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내가 선택한 일은 전혀 다른 분야였다. 오랫동안 영업직으로 일했고, 나중에는 지점장을 맡아 조직을 관리하기도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영업이라는 한 분야에서 사람을 만나고, 설득하고, 조직을 관리하는 일을 해왔다고 할 수 있다.

그런 내가 50대를 바라보는 나이에 전기공사업체에 들어가게 될 줄은 예전에는 상상하지 못했다.

영업직에서 전기공사업체로

군 복무를 마친 후 처음 시작한 일은 컷코코리아 영업이었다. 처음에는 아르바이트로 시작했지만 일을 하면서 경험을 쌓았고 부지점장을 거쳐 지점장까지 맡게 됐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교보생명에 특채로 들어가 보험 영업과 조직관리 업무를 했고, 이후에는 KB생명에서도 지점장으로 일했다.

보험회사에서만 15년 넘게 근무하면서 사람을 만나 상담하고 계약을 관리하는 일이 일상이었다.

그 후에도 오피스텔 분양, 지식산업센터 분양, 네트워크 마케팅 등 여러 종류의 영업을 경험했다.

영업직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시간 활용이 비교적 자유롭다는 것이었다. 내가 일정을 조절하면서 사람을 만나면 됐고, 사무실에 하루 종일 앉아 있어야 하는 생활과는 거리가 있었다.

그런데 2020년 2월 1일, 전기공사업체에 입사하면서 생활이 완전히 달라졌다.

정해진 시간에 출근하고 사무실에 앉아서 업무를 해야 했다. 영업직에 오랫동안 익숙했던 나에게는 생각보다 적응하기 어려운 변화였다.

특히 하루 종일 의자에 앉아 있는 것이 그렇게 힘든 일인지 그때 처음 알았다.

예전에는 시간이 나면 골프도 치고 내가 원하는 대로 일정을 조절할 수 있었는데, 회사에 출근하면 내가 원하는 대로 시간을 사용할 수 없었다.

처음에는 '내가 왜 이런 일을 시작했을까'라는 생각도 여러 번 했다.

다시 만난 전기, 그리고 새로운 자격증

그런데 전기공사업체에서 일을 하다 보니 고등학교 때 배웠던 전기와 다시 만나게 됐다.

우리 회사는 공공기관 전기공사를 주로 진행하고 있고 한국전력공사와 관련된 공사도 많이 한다.

업무를 하다 보니 회사에서 필요한 기술인력과 자격증에 대해서도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지게 됐다.

고등학교 졸업 후 수십 년 동안 전기와 거리가 있었지만, 결국 다시 전기 공부를 시작하게 된 것이다.

가공배전, 무정전, 지중배전, 변전전기원 2급, 전기철도 분야의 자격과 교육을 차례로 준비했다.

솔직히 쉽지는 않았다.

특히 가공배전 자격을 준비할 때는 12m 높이의 전봇대에 올라가 실제 작업을 해야 했다. 40대 후반의 나이에 전봇대를 올라간다는 것 자체가 상당한 부담이었다.

안전장비를 착용하고 안전고리를 걸었지만 높은 곳에 올라가면 다리가 떨리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무거운 완금과 애자를 다루는 과정도 쉽지 않았다.

그래도 한 번 시작한 이상 첫 번째에 합격하고 싶었다. 다시 그 과정을 반복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행히 준비한 자격들은 모두 한 번에 합격했다.

그 과정에서 내가 느낀 것은 사람은 나이가 들어도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다는 것이었다.

물론 젊을 때보다 힘들었다. 체력도 예전 같지 않았고 공부한 내용을 머릿속에 넣는 것도 쉽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쌓은 경험이 전혀 쓸모없는 것은 아니었다.

20년 넘게 영업을 하면서 사람을 상대하는 방법을 배웠고 조직을 관리하는 경험도 쌓았다. 여기에 전기 분야의 지식과 자격을 더하니 예전과는 다른 형태의 업무를 할 수 있게 됐다.

지금도 나는 현장에서 직접 전기공사를 하는 기술자는 아니다. 주로 사무실에서 현장 직원들의 업무를 관리하고 관련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돌이켜보면 전기과를 졸업하고도 전기 일을 하지 않았던 긴 시간이 꼭 잘못된 선택만은 아니었던 것 같다.

영업을 하면서 쌓은 경험과 전기 분야의 지식이 지금의 나를 만드는 데 함께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혹시 나처럼 한 분야에서 오랫동안 일하다가 전혀 다른 분야로 옮기는 것을 고민하는 사람이 있다면 너무 늦었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한다.

다만 완전히 새로운 사람이 되려고 하기보다는 지금까지 내가 해온 일에 새로운 기술이나 자격을 하나 더하는 방법도 충분히 생각해볼 만하다.

나 역시 그렇게 20년 넘게 해온 영업 경력 위에 다시 전기라는 이름을 올리고 새로운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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